그는 무농약으로 다시 시작했다. 뼈아픈 상처들을 극복하고 점차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커지기 시작했다. 유기배를 재배하면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다수확은 되지 않으나, 병충해에 내성이 강한 품종인 화산 감천 등으로 배나무 식부를 전환하였고 자재 투여를 줄여 뿌리가 스스로 필요한 양분을 찾아 활발히 생육하게 유도했다. 대략적으로 관행농업 생산량에 비해 70~80%정도의 생산량은 충분히 도달될 수 있다는 확신을, 그리고 충의 문제와 균의 문제를 어느정도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자신을 가지게 되었다.
“ 무농약 농사, 저만 나무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나무를 도와주고 나무는 스스로 변화합니다. 나무가 스스로 환경에 적응하는 자연적 방어능력과 치유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다양한 근거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농사를 지을 때 이런 상대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갖게 되고 그런 느낌을 실제 체득하게 되면서 농사가 더욱 흥미로워지고 고귀해 지는 것 같습니다. ”
김경석 대표는 유기농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농사철학을 터득했다. 그리고 자연의 이치에 따른 유기농법이 자연생태 환경을 이용해 해충을 막는 동시에 과수의 성장을 돕는 것이지만 이는 곧 우리의 생명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 제가 생각한 것은 환경입니다. 화학농법은 환경을 해치지만 유기농법은 토양, 물, 생명체까지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법을 사용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간접적인 자연보호라고 할 수 있겠죠. 사람들이 농약과 비료라는 ‘주사' 놓아 자연이 스스로 베푸는 것을 막고 있어요. 이제는 자연의 힘으로 베풀 수 있게 만들어 줘야할 때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관행재배로 가도 난관이 있음을 알기에 꿋꿋이 감내하며 이 길을 갈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