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벌 보는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늘 말하지만 본능밖에 없는 녀석들인지라 이때가되면 한방울의 꿀이라도 더 모으려는 욕심때문에

사납게되지요

벌통을 열기라도하면 어찌알고 그렇게 달려드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마당에 잔듸도 빛을 잃어가고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주던 등나무밑이 이젠 추워 피해가게 됩니다

이층으로 군사를 빵빵하게 키워 로얄제리하던 여름과 달리 이제는 축소를 해줄때입니다

그래야 벌들도 서로 뭉쳐 온도를 빼앗기지않기때문이지요

온도를 맞추기위해 몸에 열을 내면 그만큼 빨리 늙기도하구요

그래서 신왕으로 다 넣어주고 시원치않은 녀석들은 제거하고 벌도 월동날정도의 군사가 안되면

합치고 그렇게 긴 시간의 작업이 끝을 향해 갑니다

이층집을 뽐내고있던 벌통은 이제 모두 1층으로 만들고 벌집이 들어있는 이층집을 잘 두어야하는데

아것 둘곳이 마땅치않습니다



지난해엔 이층으로 월동을 내서 그런데로 좀 수월했는데 봄에 벌키우기가 번거로워 다시 내렸더니

둘곳이 마땅치않은것이지요

일단은 봉사 가운데 두었는데 그곳에서 꿀냄새와 밀납냄새등이 나니 벌들이 난리굿을 합니다

며칠전 일하다 결국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지요

냄새만 나도 몽땅몰려와 죽을힘을 다해 아우성을 치는데 한통에 구멍이나서 벌들이 드나들었던것이지요

마음은 급한데 이녀석들 이렇게 서성이면 벌통뚜껑 여는순간 달려들어 도봉을 (도둑질) 해가기에

멈출수밖에 없지요



한번 그렇게 도봉을하면 그통은 금방 다 먹이를 몽땅 빼앗겨버리게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힘들게 힘들게 1층으로 만들고 뚜껑안에 솜도 넣어주고 벌통밖에도 솜으로 쌓아주었지요

아직 한겹의 솜을 더 쌓아두어야하니 일이 끝나려면 좀더 있어야할것 같습니다

로얄제리 끝내고 벌통 모두 갈아내고 색을 칠하던 두형제

신왕 교체때문에 뚜껑색을 다 칠하지못했는데 내일부터는 그 작업을 또한번 해야할것 같습니다

며칠전에 오셨던 울 시숙님 놀러가자고해도 일해야한다고 꼼짝도않는 울 신랑보고

내가 보기엔 그리 급한일 아닌것 같은데...하십니다

하지만 울 신랑에게 제일 급한것은 이일을 빨리 끝내야하늦것이지요



갑자기 내려간 온도때문에 벌들도 쪼그라들고 여왕이 산란을 멈추고 몸을 작게 줄여버리면 큰일이거든요

지금 산란을 한참 받아놔야 내년봄에 큰소리칠수있기 때문이지요

결국 울신랑을 두고 우리끼리 놀러갔다 와야만햇습니다

어제 울신랑 그럽니다

이제 끝이 보이니 마음이 안정이 된다고

오늘도 남은줄 화분떡 더 넣어주는데 차한잔 가져다주러 갔더니 역시나 벌들 아우성입니다

빈통에 떼거지로 달려들고 울신랑 벌들이 싫어하는 목초액을 뿌려보지만 이녀석들의 본능은

막을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녀석들입니다

봄에 꿀이 많이들어올때는 꿀이 있어도 한마리도 달려드는 녀석이 없는데 찬바람만 불면

자기들도 월동 들어가야한다는것을 알고 저리 온힘을 다하니 말입니다

하긴 사람도 주머니 든든하면 겨울오는것이 무섭지않듯 벌들도 그렇겠지요

긴 시간 먹을 양식을 조금이라도 더 쌓아두어야 안심이 되겟지요

그러고보면 사람과 벌들은 같은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