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같은 날씨가 이어지는듯 햇습니다.

벌들도 방긋웃는 햇님에 반하고 멀리 봉긋거리며 피고있는 녹차꽃을 향해 열심히 비행을 합니다.

그러나 주인장의 가슴엔 늘 무거운 짐덩이 하나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우리벌들 긴 겨울 따뜻하게 지낼수있도록 월동준비를 해 주어야하는데..

꿀을 이용해 발효시킨 복분자즙과 오디즙을 12월 초까지 끝을내야 했습니다.

늘 그렇듯 내년엔 좀 일찍 월동준비 끝내고 룰루랄라 편하게 지내자 했는데 올해도 이런일로 발목을 잡이고야 말앗습니다.

더 춥기전에 월동준비를 하자며 일요일 쉬는 고1 막둥이 영섭이를 데리고 시작합니다.



그런데 옛 어른들 말씀 틀린것 하나없습니다.

말 안듣는 서방이나 마눌 부려먹는것이 그래도 쉽다고

왜 작년부터 내가 해야하냐며 투덜이로 변해버렷습니다.

어차피 해야할것을 그러고 나면 좀 편한가 봅니다.

하긴 먼지를 먹어야하니~~

파릇 파릇 이쁘기만하던 잔듸밭도 겨울이되니 모양새가 없어?봄윱求?

바닥에 비닐을깔고 그 위에 지푸락을 저리 많이 깔아야합니다.

그래야 겨우내 습기가 안 올라와 벌들 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곤 지푸락위에 또 솜을 깔아주지요.

솜위에 추운날과 이른봄에 벌들 따뜻하라고 전기를 넣어줄 전기장치도해야하고

그러니 복잡하기도하고 일이 빨리 진행되지않으니 그것이 문제이지요.

벌통 뚜껑속에도 솜을 하나 더 덮어주고있는 모습입니다.

저 고무다라 참 여러모로 쓰입니다.

아이들 어렸을때 언덕위헤 가 저속에 앉으라하고 썰매처럼 태워주기도 했는데

어느해부터 이렇게 벌 월동준비할때 지푸락을 나르는 도구로 사용을 합니다.



아들은 아빠가 혼자해야하는 일이라도 하고있으면 기회라도 잡은듯 방으로 줄행랑을 칩니다.

그런 아들을 보면 좀 답답합니다.

아들아 얼른 나가라. 아빠 천둥치는 소리 또 난다.

저 벌통무게가 만만치않습니다. 있던 자리에서 앞으로 다 들어 내놓았다가 저리 지푸락을 깐뒤에

포근한 제자리로 다시금 들어서 옮겨놓아야 하지요.

그러니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뭐~~~ 그러지요.

나가서 둘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 하니 울신랑 웃음이 나는가 봅니다.

이렇게 주인이 힘들게 일을 해야하는 벌들이 따뜻하게 지낼수있고 습기도 안 먹으니

꿀을 가져다 줄때는 벌들이 주인한테 복종하고 반대로 여름부터는 주인이 벌들한테 복종하는 느낌입니다.

서로 도우며 살아야하는 관계라고 해야 맞겠지요.



주인이야 힘이들던지 말던지 우리집 검둥이녀석은 신이 났습니다.

잘먹었는지 털은 반질반질 윤기가 자르르하고 이녀석 웃기는 녀석입니다.

벌있는 맨 위쪽에 가면 비도 안맞고 따듯한테 꼭 중간 등나무 아랫쪽에서 잠을 잡니다.

아마도 이녀석의 본성인가 봅니다.

대문 가까운곳에서 잠을 자야 편한듯, 집을 지켜야하는 입장은 또 그런가 봅니다.



이건 또 뭔일일까요?

벌통 6줄중 겨우 3줄 지푸락을 깔았을뿐인데 그날밤 올것같지않던 첫눈이 정읍에 내렷습니다.

어쩌나~~ 우리벌들 미안해서 어쩌나

주인장도 밤에 내리는 눈에 잠 못자고 서성입니다.

하긴 늘 첫눈이 온 뒤에 월동준비를 해주었는데 혼자 속으로 중얼거려 봅니다.

2주동안 저녁 6시부터 10까지 교육을 받았습니다.

집에 돌아오면 11시 집에 오면서 늘 울신랑 말합니다.

1도네. 이틀전부터는 영하 5~6도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도 추운데 우리벌들은 더 춥겠다.

이럴때 나가있는 아이들보다 벌들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우리 부부입니다.

그런데 어제저녁 또 눈이 내렸습니다.

주인장의 마음은 염려와 답답함 또 마음만 분주합니다.

이시간 울신랑 말합니다.

"벌 월동준비 끝내야 혀"

"눈도 있고 추운데 어떻해 해"

"아녀 우리 벌 받아야 해"
"아녀 당신 혼자 벌 받아야 해"

"아녀 같이 받아야 혀"

울신랑 두툼한 작업복을 주워들고 있습니다.

저도 얼른 글 마무리하고 나가야 할듯 합니다

아마도 발 동동구르며 호호 불어대야 할것 같습니다.

추워도 일 끝내놓고 나면 짐덩이하나 내려놓아 몸도 마음도 가벼울것 겁니다.

추운것보다 마음 편한것이 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