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월이 다가고 있는데 5월의 이동후기를 이제서야 올리려고 하니 쑥스럽습니다~

우리에게 대한민국에게 아카시아나무처럼 큰 이익을 주는 나무는 없을것입니다

진짜니 가짜니하는 논란속에서도 한국의 아카시아나무는

순수한 벌꿀을 해마다 몇만드럼씩을 제공해주며

단일 밀원중에서는 세계최고의 꿀 분비량을 자랑합니다.

꽃의 향기는 어떻구요

아카시아없는 5월을 상상해본적이 있나요?

해마다 꽃이 지자마자 아카시아나무잎에 산란하여 양분을 빨아먹어 나무전체가 노랗게 변하며 고사하던

아카시아 잎굴파리 때문에 지난 10여년동안 거의 그렇게 될뻔했지만

이제 아카시아나무는 치명적이었던 외래해충을 이겨내고 지극히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어느곳의 아카시아잎을 봐도 싱싱하여 이제 가위바위보를 하며 한개씩 잎을 따내는 놀이도 다시 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2층에서 내려다본 올해의 아카시아꽃입니다
지난글에도 썼지만 두승산은 시내보다 온도가 낮아 아카시아꿀의 분비에 적이 되었는데 올해 아카시아철의
높은 기온은 오히려 충분할만큼의 꿀을 분비하였으니 저는 이동하지않고

그냥 집에 가만히 앉아서 84년 양봉 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꿀을 뜰수 있었습니다
경상도쪽으로 1차지 이동을 갈까말까 무지 망설였지만 가지않고도

충분히 많은 꿀을 뜨고 4월부터 시작한 로얄제리 생산은 계속 이어지고....
넉넉히 배부르고 쾌적한 아카시아철의 꿀벌들은 로얄제리도 넉넉히 분비하여 우리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답니다



아카시아꽃은 포도처럼 송이로 피어 온나무가 하얗습니다
아카시아가 많은 산은 온 산이 하얗고
급해진 양봉가는 더욱 신이나고~~
양봉가들은 한겨울에도 아카시아꽃이 핀 꿈을 꾼답니다
천지가 아카시아꽃으로 하얗고 남들은 모두 꿀따러 갔는데 나만 홀로 아직 벌은 하나도 못키워 꿀을
딸 준비는 전혀 안되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꿈.
잠을 깨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수 있습니다
아카시아나무는 한국의 양봉가에게 희망이자 등불이지요
꿀이 넘치는 아카시아철에는 설탕을 줄 필요도없으며 줘도 안먹습니다.
꿀벌은 설탕물보다 천연꿀을 더욱 좋아하고 이때는 가짜꿀의 염려보다 품질을 염려해야 할때입니다



살아있는 자연, 식생은 끊임없이 변하지요
두승산에는 때죽나무도 많지만 옻나무가 점점 늘어가고 올해는 옻나무도 넉넉히 꽃을 피웠습니다.
아카시아꽃을 쫓아 이동하면 훨씬 더많은 양의 꿀을 뜰수 있는데 옻나무꿀을 뜨려고 꿀벌을 남겨놓으니 어찌보면 손해지만 종류별로 꿀을 떠야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감수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옻나무꽃의 숫자도 참 많습니다.
옆의 꿀벌이 모으는 화분색상은 때죽나무꽃과 비슷하지만 때죽나무꽃의 화분이 좀더 밝은 색상을 띠지요



2차지는 군산옥구의 어느 무덤가입니다
이동지 답사하는것이 여간 쉬운일이 아닌데 후배가 예전 자기자리를 줘서 이번에도 공짜로 먹었군요~
몇년전 벌통에 페인트대신 닭을 튀기고 난 식용유를 칠했더니 색깔이 거뭇거뭇 하게 변해 저모양이 되었습니다
요즘에 다시 페인트를 칠하여 교체하고 있으니 올여름이 가면 아주 아주 예쁜색상으로 거듭나게 될것입니다



꿀 다수확의 비결은 적지를 찾아 적기에 꿀벌을 이동하는 것입니다
지금 있는곳이 꿀이 잘 나온다 하여도 그곳에 만족하면 불과 하루만에 후회하게되지요
새로피는 꽃은 더욱 많은 꿀을 분비하니 지는 꽃은 꿀이 잘나온다 하여도 버리고 가는것이 현명하고
날씨도 커다란 변수입니다.
이동양봉을 어지간히 오래한 양봉가도, 모든 변수를 생각하여 판단을 내려도 실수를 할때가 있으니
운도 따라줘야합니다

3차를 가기위해 강화도 답사를 가는데 때는 토요일, 서해안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 가망이 없습니다.
할수없이 당진에서 빠져 작년에 갔던 곳을 가보니 작년 여름 태풍으로 인해 아카시아나무가 쓰러지고 꺾어
지고 쑥밭이 되어 남아있는것이 적군요. 그나마 꽃도 적게 핀것이 어지간히 시달린듯합니다
당진도 포기하고 돌아와 다음날엔가 다시 출발한 강화도행
때죽나무가 많은 토종벌이 없어진 임실의 어느곳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강화도까지 용달차 운임은 35만원, 3대를 불러야하니 비용도 비용이지만 너무 멀리가면 집에 남겨놓은
고숙성 꿀과 옻나무꿀을 뜰 벌통관리가 어렵습니다

임실로 마음을 정하고 또 다시 유턴!
이동하려고 차를 몇대씩 불러놓고 취소하는것이 이동양봉이니 이정도는 그냥 애교수준입니다~
임실의 벌 자리는 묵은 밭
한밤중에 벌을 싣도 도착하여 1톤트럭으로 왔다갔다 하며 풀을 짓이겨놓고 벌통을 놓았습니다
바윗덩이만 없으면 풀을 베는것보다 수월하지요.



동생이 합류하니 마눌이랑 같이 찍은 사진도 생기는군요
요즘은 8매 10매 벌통으로 3단을 올리기도 하지만 3단은 로얄제리 생산이 어려우므로 저는 2단으로도 그만큼
의 벌을 담을수 있는 12매 벌통을 사용합니다.
벌통은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정기적으로 내검해야 하므로 이 바쁜중에도 빠뜨릴수 없지요



이렇게 많은 꿀벌들이 노는 모습도 이때가 아니면 구경하기 힘듭니다
우리들은 이 광경을 벌들이 뒤집어졌다고 표현합니다~



이때는 꿀도, 화분도 잘나므로 꿀벌들은 분봉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여왕은 후세 여왕에게 집을 양보하고 일부의 일벌들과 함께 새집을 찾아 분가하는 현상입니다
아래로 자루처럼 늘어진 것은 여왕벌 집이랍니다.
그냥 두면 그곳에서 모두 여왕이 태어나고 계속 분봉을 나가버리므로 꿀생산에는 마이너스가 되지요
한마리라도 더 힘을 모아야 하는 때에 분봉은 백해무익하므로 미리미리 제거해야 합니다
벌쟁이 따라다니면 저안의 로얄제리 실컷 먹을수 있어요~



낮은곳의 꽃들은 점차 시들어가고 우리는 이제 피기 시작하는 높은곳의 꽃들을 찾아 바쁩니다
다음 이동지는 진안
커다란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꿀드럼과 채밀기, 채밀바구니, 운반수레
우리만 쓰는 저 채밀바구니는 볼품없게 보이지만 저것이 얼마나 좋은지 다른양봉가들은 모르지요
그나저나 14년된 우리집 트럭 새로 사야하는데....
현대는 1톤 신형 빨리 내놔라!
승용차보다 못한 엔진이 말이되냐? 184마력 R엔진 얹어서 빨리 내놔라!



아래로보이는 계곡
골짜기마다 층층나무가 아름답습니다



드디어 진안입니다
부산의 어느 재벌이 이골짜기에 반해 약 수십만평을 사모았지만 원하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한곳이랍니다.

저도 한자리 차지하고 개발계획을 세워보았지만 진전이 없군요~



이곳은 때죽나무와 야생화꿀을 뜰수 있는 곳입니다
아카시아 3차를 포기해야 하므로 쉽지않은 선택이었지만 올해도 저의 선택은 옳았음이 입증되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강화도, 철원등 경기 북부지역은 죽쒔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초록세상은 언제봐도 좋습니다




이곳에서도 꿀벌은 뒤집어지고....
이때는 아카시아꿀과 달리 꿀이 금방 차지않으므로 시간여유가 있습니다



냇가를 따라 계곡으로 들어가보는 여유를 누려봅니다



밀원가치는 높지않지만 꿀벌은 잊지않고 찾아옵니다
화분색상은 꽃색상과 비슷하군요




이곳에서 때죽나무꿀을 떴으니 야생화꿀을 기다려야 하는 시기이고 야생화꿀은 더욱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해마다 이때가 되면 가뭄이 시작됩니다
올해도 근 한달여를 가물어 길가의 질경이는 마른종이가 되어가고...
이런 가뭄에는 또 한가지 기대되는것이 있지요. 바로 6년전 실컷떴던 감로꿀입니다.
그때의 감로꿀을 못잊어 4년전에는 이동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가 다시한번 무주로 벌을 가지고 이동한적도 있었으나 수확은 무...
감로꿀에 대한 저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하실것입니다.

동생과 함께 숲으로 들어갔지요.
그런데, 그런데.....



드디어 감로꿀이 비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랍니다.
옛날 감로꿀이 풍년이었을때는 한해 전 여름부터 가물었고 다음해 봄까지 가물었지요
그해에는 잎이 넓은 나무들에게서 감로가 쏟아졌지만 위 사진은 키가 큰 낙엽송의 감로가 아래에 있는 나뭇잎에 떨어져 맺힌 것입니다
때죽나무꿀을 뜬후 약 4일후
벌통안에 검은색꿀이 비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흥분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드디어 꿀벌들이 감로꿀을 모아오기 시작하였으니까요
5일을 더 기다리려 겨우 뜰수 있었던 감로꿀은 예전의 참나무류의 감로꿀과는 약간 다른맛이 납니다
박하, 산초향기 비슷한 약초냄새가 나며 그 사이 연한 군고구마 맛이 납니다

침엽수인 소나무, 낙엽송등의 감로는 1달이라는 단기적인 가뭄에도 분비되며 작년에도 좀 나왔지만 꿀을
뜰 정도는 안되었는데 올해는 한번이나마 뜰수 있었으니 연속 3회를 뜬 옛날에 비해 어림없이 적지만 그래도 다시 맛볼수 있게된 감로꿀이 너무 반갑기만 합니다

다음 밀원은 밤나무인데 고산지대에는 밤나무가 적으므로 밤꿀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집으로 철수하는 날
여느때처럼 용달차 3대를 불러 무사히 짐을 싣고 출발하여 앞서거니 뒤서거니 집을 향해 달리는데 걸려
온 전화, 용달차 한대가 트랙터를 뒤에서 들이받아 트랙터는 물론 용달차가 심하게 부서져 더이상 갈수없
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동은 밤에만 이루어지고 피로가 쌓인 상태의 야간운전은 더욱 위험하지요
이동중에 교통사고로 숨진 봉우들 소식도 가끔 듣지만 제 벌을 실은 차량이 사고를 당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나마 사람이 안다치고 꿀벌은 이상이 없었으니 천만다행이라고 할까...

올해의 이동양봉은 이렇게 끝이났습니다
아카시아나무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꽃을 피울테고 5월이 되면
나는 또 우리의 꿀벌들과 함께 온 산천을 헤메이겠지요
천상병님의 귀천이 생각납니다
너무 너무 재미있게 놀다왔노라고....



2011년의 이동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