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안복자 한과(대표 안복자)

"정성으로 빚은 한과 맛 으뜸"

100% 친환경 농산물로 손수 빚은 전통식품 두각/ 농림부 '전통음식품질인증' 획득 등 업계 차별화
백화점·우체국쇼핑 등 직접 납품 매출 성과 톡톡





담양 지역은 오래 전부터 전통 한과(韓果)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약과, 강정 등 고려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온 우리 한과는 피자나 햄버거, 비스킷 종류의 외국 먹을거리에 밀려 명절 선물용으로 사용되는 정도로 인지도가 많이 낮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웰빙 바람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친환경농산물로 만든 한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담양군 창평면 의항리에 위치한 '안복자 한과'. 대표인 안복자(53)씨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회사를 세울 정도로 한과 사랑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르다. 물론 모든 재료도 전남지역 농가에서 구입, 공존의 길을 걷고 있다.

광주에서 살던 안 대표는 귀농 후 남편 채희석씨와 함께 논 4천500평과 밭 1천평 농사를 지었다. 농사일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 그러나 내 땅 한 뼘 없이 남의 땅 빌려 하는 농사로는 도저히 아이들 교육조차 시킬 수 없었다.

무엇이든 해보겠다고 나선 그녀는 무엇이든 해볼 심산으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농사일을 하면서 열심히 공부해 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안복자한과의 밑바탕이 된 폐백이다. 폐백 음식을 주문받아 만들면서 호평을 받은 뒤 안복자한과를 창업한 것이다.

어려서부터 친정 어머니가 만들던 한과가 머릿 속에 떠올라 전국을 다니며 정식으로 한과 수업을 받았다. 2001년 5월 드디어 안복자한과의 간판을 올렸다.

안 대표는 한과의 재료로 100% 우리 농산물을 고집하고 있다.

1년에 소요되는 재료가 찹쌀 200가마, 멥쌀 100가마, 참깨, 들깨 각각 20∼30가마 정도다. 대부분 인근 농가와 계약 재배한 유기 농산물을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생산 물량이 급증, 전남지역 농산물을 농협에서 제공받고 있다.

자연산 재료만을 고집, 원료로 쓰이는 조청도 직접 제작한다. 물론 계약 재배 농가 입장에서는 RPC 등에 쌀을 보내지 않아 더 높은 가격을 보장받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내고 있다.

원협을 통해 조달하는 원료도 전남에서 생산됐다는 원산지 증명을 발급받고 농산물 검사소에 정밀검사까지 의뢰할 정도로 친환경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안 대표는 "우리 쌀과 수입 쌀은 맛에서 바로 차이가 난다"며 "초창기에 옆에서 수입쌀을 한번 써보라고 권해 한번 만들어보긴 했는데 소독약 냄새가 나서 다 버렸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한과 공장은 조리.가공실과 건조실, 포장실, 냉장창고 등 2동으로 구성돼 있다.

안 대표가가 한과를 만드는 과정은 우선 쌀을 물에 씻은 뒤 10∼15℃로 7∼10일 발효시킨 뒤 빻아서 가루로 만든다. 이 가루에 콩물과 소주를 섞어 반죽, 가마솥에 쪄낸 다음 펀치기계를 이용해 꽈리가 일어나게 만든다. 그 후 원하는 크기로 잘라서 숙성 과정을 거친 뒤 튀기면 완성된다.

이처럼 정성껏 제품을 만들다 보니 안복자 한과의 제작기간은 빨라야 한달 가량이 소요된다.

안 대표는 "안복자한과는 산 좋고 물 좋은 남도의 기름진 땅에서 자란 순수 우리 쌀로 만든 전통 한과"라며

"천년의 전통을 이어온 장인정신으로 손수 빚은 우리 고유의 전통식품으로 맛과 향기가 일품"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안복자 한과는 두텁고 속이 꽉 차 있는 데도 씹는 맛은 부드럽다는 점이 다른 한과류와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전통 제조 방식을 철저하게 따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장에 수분 측정기 같은 현대시설이 있지만 자신의 손맛을 더 믿는다.

안 대표는 "옛날 어른들 감(感)으로 하던 방식 그대로 해야 제 맛이 난다"며 "손으로 만져보고 두께에 따라 몇 도에서 몇 시간 말리면 된다. 어느 정도에서 튀기면 된다. 재료 성질에 따라 계절에 따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며 하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생산중인 한과 종류는 유과(쌀, 파래, 참깨)와 강정(들깨, 파래, 찹쌀, 좁쌀, 흑임자), 엿강정(쌀, 대잎, 흑임자, 참깨, 들깨, 땅콩), 대잎약과, 매작과, 정과(인삼, 연뿌리, 죽순) 등이다.

안씨는 “안복자 한과는 재료대가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원재료의 비중이 높다”며 “모든 재료를 친환경농산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최고의 한과라는 자부심을 갖고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보여온 안복자 한과는 자연스레 인근 농가들의 판로 확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만을 사용하면서 지난 2002년 농림부로부터 전 품목에 대한 전통음식 품질인증(제196호)을 획득했다. 한과의 본고장 담양지역에서도 최초였다. 이어 2003년에는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서를 받았다. 또 한국 전통식품 베스트 5 선발대회 전남 예선에서 입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농산물 가공부문 신지식인농업인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과 분야에서는 안 대표를 비롯해 전국에 2명 밖에 없는 명장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당시 평가에서 안복자한과는 2004년 4월 전남도에 제출한 '쌀소비 촉진을 위한 시제품 생산계획 및 제안서'에 초콜릿 한과를 비롯해 쌀피자, 한과 생일케이크 개발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제품 개발 노력을 인정받았다.

또 우리 농산물의 소비촉진 운동 전개, 계약재배를 통한 안정적 농가소득 보장, 우리 전통한과의 해외시장 개척 등도 타 업체와 차별화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6월 광주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정상회의 만찬 때 후식으로 안복자한과가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담양 지역 초·중·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광주지역에도 우리밀 약과와 찹쌀강정, 엿강정 등을 공급하고 있다. 타 지역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친환경 한과와 대잎분말을 이용한 웰빙 한과를 개발하고 철저한 품질.위생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또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 유통기한도 일반 과자(12개월)보다 절반 가량 짧은 6개월로 제한하고 있다.

유통 역시 중간상인을 배제하고 우체국 쇼핑과 마트, 백화점, 농협하나로 마트 등에 직접 납품하고 있다.

직거래를 고집하는 이유는 제조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 중간 마진을 없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고가의 재로를 쓰기 때문에 생산비는 몇 배 비싸지만 유통마진을 줄이고 이익은 덜 내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싼 값에 한과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판매에 전념해온 안씨는 해외시장 개척으로 눈을 돌렸다. 한과 수출이 우리 농산물이 지향해야 할 길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2005년 9월 전남도의 미국 수출상담회에서 3만달러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이후 매년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 8만달러, 호주에 10만달러를 수출했고 캐나다, 중국쪽도 현재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기존 한과와는 전혀 다른 안복자한과가 해외 교포는 물론,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 대표는 “한과는 바로 만들어서 출시해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수 있는 만큼 친환경 농산물만을 이용, 우리 식구들이 먹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성껏 한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등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