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차리러 바다로 가다.

냉장고문만 ‘탁,턱’ 하루에도 몇 번씩 열리는 냉장고...열기만 할 뿐 또 부지런히 닫는다.

큰놈이 열더니 뒤이어 작은 놈까지 몇분의 쉴 시간도 주지 않고

남편까지 합세해서 문을 열고 닿는다..

저녁 먹을 시간은 아직도 멀었건만 세남자 입을 모아 ‘저녁, 뭐 먹을꺼’

으이구, 돌아서면 밥, 일어나면, 밥 밥 밥 밥... 온통 밥 생각뿐인 남자 셌...

날씨는 왜 이렇게 더운지...지나가다 들린 서울 언니 서울서 조카들

내려 왔다고 바다에 간다고 한다.

서울 언니 가고 바다 간다는 소리에 남자셋 입을 모아 ‘바다, 가자고 한다’.

고기도 잡고 보말도 잡고...저녁밥상 차리는데 문제 없도록 하겠노라고 호언장담한다.

순진한 마누라 밥상위에 올라올 매운탕 생각하며 남자셋 거닐고 바다로 간다.

남자셋과 밥상을 차리기 위해 간 바다는 법환 바다입니다.

설문대 할망의 발자국이 있는 범섬을 앞에다 두고 모세의 기적을 간혹 볼 수 있는 썩은 섬이 보이는

곳이지요. 그리고 바다 앞 길에는 부지런히 올레길을 걷는 올레꾼들이 있구요

세남자 저 앞에 보이는 범섬을 알기나 할까요?

(em 제주농장)

저녁 밥상을 위해 낚시대를 든 세 남자.

집에 있는 대나무로 만든 작은 낚시대랍니다.

아빠의 솜씨지요. 이 작은 대나무 끝에서 오늘 어떤일들이 벌어 질지

사뭇 궁금합니다.

바다가 그저 만만하지는 않겠지요?

 

 

낚시 바늘 끝에 집게나 보말을 미끼로 끼워 넣었습니다.

우리가 할 낚시는 고망 낚시

바다의 돌틈에 작은 낚시대를 드리워 놓고 물이 밀려 오면

바다의 돌틈 사이에서 미쳐 빠져 나가지 못하는 고기를 낚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많이 하고요. 꽤 긴 기다림이 필요하지요.

'기다림만큼 소중한게 없음을 아는 까닭에 기다리지요'라는

어느 시인의 시 처럼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랍니다

드디어 작은 놈이 일을 냈습니다.

다를 기다림에 지쳐 보말을 잡으러 간 사이 혼자 낚시대를 지키던 시우가

보들락이라는 물고기를 잡았네요...

은근과 끈기의 아들입니다.

 

 

시우가 낚시대를 지키고 있는 사이 정우는 바다를 휘 휘 저으며 바다속에 있는 돌을 일궈

아빠와 함께 보말을 잡았습니다.

보말 잡는 솜씨가 엄마 보다 더 낫네요.

산도 잘 타고 바다에서도 잘 돌아다니는 정우는 집에서의 별명도 타잔인데

바다위의 타잔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바닷물 속으로 "첨벙첨벙"

이 보다 더 좋은 놀이터가 어디있을 까요?

 

바다에서 em제주 마루로 건너온 보말은 흐르는 물에 박박 씻어서 삶았어요.

삶은 보말을 핀을 이용해서

하나하나 보말 집 속에서 꺼내고 있어요.

 

 

보말과 버섯을 잘게 썰어서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쌀과 찹쌀을 섞어 볶다가

압력 솥에 넣고 푹 끓였답니다.

마누라의 든든한 후원자. 압력밥솥..

죽과 갈비찜에 자신 없는 사람은 압력솥과 친해 두면 아주 큰 도움을 받는답니다.

(요리 포인트: 압력솥으로 죽 끓이기)

 

( 바다에서 온 보말로 만든 보말 죽)

짜~잔 보말 죽이 완성되었네요.

이로써 오늘 밥상이 완성 되었네요.

맛은 저녁에 다녀 가신 시아주버님말로 대신 합니다.

'아! 맛 좋다. 난 고메기 죽 제일 좋아 허주게....'

뒷얘기) 그 후로도 세남자의 냉장고 문 열기는 밤 10시가 되도록 지속 되었습니다.

시우가 잡은 물고기는 시우의 작별인사와 함께 태평양 넓은 바다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