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이 많이 속상했나 봅니다.

나무 위에서 쑥쑥 자라야 할 한라봉이 자라다 말고 가슴앓이를 시작했습니다.

올 여름 유난히도 덥고 습했던 제주도...

이틀이 멀다하고 비가 오니 스트레스를 받은 걸까요.

올여름 유난히 반으로 갈라진 한라봉이 많습니다.

한라봉을 찍는 며칠전에도 하우스밖에는 비가 왔지요.

세상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의 비가 .... 그렇게 왔더랬습니다..

내 주먹하고 견주어 볼만하게 제법 많이 한라봉이 자랐습니다.

이 한라봉은 무슨 사연이 있길래 상처를 안고 바닥에 있는지요.

한창 나무에서 곱디 곱게 자라야할 한라봉이 ...

또 다른 한라봉도 가슴앓이를합니다.

내면의 나는 크고 싶은데 겉은 따라주지 않는 한라봉의 슬픈 운명...

이건 또 웬 생채기랍니까?

부딪히고 멍들고..벌레가 갉아 먹고...한라봉이 입으로 가서 달콤 새콤한 맛을 보이기 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하는지...

봄이 되면 꽃이 피고 ,꽃에서도 열매로 가는 길목에서 수없이 많은 꽃과 열매가 떨어집니다.

그 많은 경쟁 속에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그 거친 태풍도 잘 견뎌냈건만...

여름을 보내는 이계절 한라봉은 가슴앓이를 하고 맙니다.

한라봉의 꿈을 다 이루지도 못하는 한라봉

이름을 불리기도 전에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놈들이 안타깝습니다.

그 것을 보는 마누라의 마음도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