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지나간 제주도는 정말 심각합니다.
하우스 비닐 걷힌 것은 최소한의 피해고. 해안도로는 길이 펑 뚤혀 길이 없어져 버렸고.
하우스가 휘고, 날라가고, 서귀포시내 신호등은 아직까지도 수리중입니다.

한라봉하우스의 비닐을 확인하고 노지 과수원에 가보니.. 바람앞에 뜯긴 , 방풍림 아래 널부러진
아직은 덜 익은 초록색 감귤... 전혀 단 맛도 들지 않은 이 감귤들을 주워서 집으로 갖고 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주워서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할 일이 태산인데... 이 것 까지 주워가면 또 처리해야할 일이 더 많아짐에
지금 나의 몸은 완전 파김치인데..

남편이 줍는다기에 줍고보니..
동글동글 초록색 감귤이 한 없이 쳐량해집니다.

태풍앞에 떨어진 감귤신세나...
파김치가 된 내 신세나..

비록 벌써부터 못생긴 em제주농장 무농약감귤
아직은 비행기탈 준비도 못했는데
바람앞에 등불이라고
또 그렇게 떨어지고 만 이 초록의 귤에게
새로은 의미를 부여할까 합니다.

제가 부여한 의미는 효소입니다.
집에 있는 설탕이랑 초록의 귤을 썰어 효소를 담기로 했습니다.
이번 효소는 일대일 비율이 아니라 그냥 저울이나 숫자에 연연해 하지 않고
그냥 마음가는대로 설탕과 초록의 귤을 섞었습니다.

3개월후, 술이 되면 술로 먹을 것이고
3개월후, 식초가 되면 식초로 먹을 것이고
3개월후, 효소가 되면 효소로 먹을 것입니다.

초록귤 마음대로 될 것입니다.

 


칼로 동글동글 썰어 줍니다. 크놈, 작은놈..
아직은 초록의 귤을 썰고 있으먼 입에서 신 맛이 저로 나지요.
스~윽 입안에 군침이 잔뜩 고입니다.
초록의 귤향또한 싱그럽습니다.
향은 푸르름이라 표현하면 안 될까요?
아니, 상큼함이라 표현할까요?
내가 아는 단어가 이 밖에 없는 까닭에
나의 한계에 도달합니다.

 

설탕을 잔뜩 부었습니다.
그리고 손으로 꼭꼭 눌렀지요.

 

저온저장고로 향햐던 중..
새로운 의미에게 인증?牡?날립니다
감귤로 태어난 초록의 귤의 선택이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더라도
그리고 태풍앞에 떨어짐도 자신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맛있는 철학자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귤로 태어난 그 가치를 다하도록
왜내면 수확하고 꽃피기 전 부터 약 200일 동안
동고동락을 해 온 사이입니다.

초록의 귤 마음을 혜아려 봅니다.
그 헤아림도 제 맘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