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을 수확하고 떠나 보낸 후 내 곁을 떠난지 못한 감귤들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정해 놓은 2번과~8번과 라는 상품에 정하는 크기에

너무 작거나 너무 커서 떠나지 못한 놈

그리고 남보다 못생겼다고 떠나지 못한 놈

그리고 감귤이 말랐다고 떠나지 못한 놈

등등 여러 이유로 내곁에 남아있는 놈들

맛있는 철학자만이 아니고 모든 농부들의 염원은 1년 농사 지은

농산물이 누군가에게 가서 따뜻한 의미로

다가설 때 이보다 더 기쁜일이 어디있을까요?

못생겼다고, 말랐다고, 맛이 없다고 구박당할 땐 늘 마음이 아프지요.

사랑받고, 맛있게 먹어 주고, 아이들 으로 , 어머니 아버지의 입으로 행복하게 다가설 때..

농부도 감귤도 행복하답니다.

감귤은 생물입니다. 오래두면 썩고, 마르고 다치면 그 생채기가 생기는

세상 만물들이 저마다의 역할이 있듯

내 곁을 떠나지 못한 귤들에 대해서도 역할을 주고 싶었습니다.

썩어가는 감귤은 거름(발효시켜서)으로 쓸려고 하구요.

알이 큰 귤들은 여름 과수원에서 일할 때 먹을 시원한 귤즙으로 만들려하구요.

크고 작은 놈들을 골라 흐르는 물에 휘 휘 씨었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크기로 잘랐습니다.

칼 다루는 솜씨가 영 시원치 않은 맛있는 철학자..

곱게 썰어야 하는데 둥글 둥글 썰었습니다.

잘 말리면 새콤 달콤 쫀득 아삭 과자가 되겠지요.

새콤한 놈은 새콤한 맛을..

달콤한 놈은 달콤한 맛을...

감귤 고유의 특성이 있는..

맛있는 철학자의 아이들이 먹을 간식으로

내 곁에 있는 감귤들은 의미를 부여받습니다.

요즘은 집마다 미니건조기가 있어 과일들도 많이 말려드신다고 합니다.